- 작성일자: 2022-11-01 22:50:23
히타카츠항에서 렌터카를 인수받아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쓰시마 최북단 언덕에 위치한 한국전망대(韓国展望所)였습니다.
이름 그대로 쾌청한 날에는 바다 건너 49.5km 거리의 부산 시가지와 광안대교 야경까지 육안으로 선명하게 내다보인다는 국경의 명소입니다.

히타카츠항에서 차로 약 15~20분 거리입니다. 구형 내비게이션이 폐쇄된 옛 임도를 안내해 잠시 당황했으나, 바닷바람을 따라 새로 닦인 해안도로를 달려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1. 부산 앞바다가 손에 잡힐 듯한 한국전망대

한국의 정통 전통 양식인 팔작지붕 기와를 얹어 세운 팔각정 전망대

한국전망대는 한국 전문가들의 고증을 받아 서울 탑골공원의 정자(팔각정) 양식을 본떠 정교하게 건축되었습니다. 기와와 석재 등 주요 건축자재도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 건립했다고 합니다.


비록 짙은 해무와 구름 탓에 부산의 실루엣을 뚜렷이 마주하지는 못했지만,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옥빛 파도가 부서지는 망망대해의 파노라마는 가슴을 뻥 뚫리게 해주었습니다.

대한해협 영공과 바다를 감시하는 전략 요충지 미우다만 레이더 기지
2. 거대한 콘크리트 지하 요새: 도요포대(豊砲台) 유적지
한국전망대 바로 인근 숲속 언덕에는 군사 요충지였던 대마도의 어두운 근대사를 증언하는 도요포대(豊砲台) 유적지가 숨겨져 있습니다.


1929년부터 5년에 걸쳐 완공된 옛 일본 해군의 거대한 포대 요새 유적
- 도요포대의 역사: 1차 세계대전 후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에 따라 미완성 전함의 거대한 주포를 철거해 이곳에 해안 방어용 초대형 거포를 설치했습니다. 당시 포신의 길이만 무려 18.5m, 포탄 무게가 1톤에 달했다고 합니다.

버려진 병영과 탄약고 콘크리트 벽면 사이로 을씨년스러운 냉기가 흐르는 요새 내부
빛 한 점 들지 않는 지하 벙커 터널로 발을 들이자 한여름의 더위가 무색할 만큼 등골이 오싹해지는 서늘한 냉기가 흘렀습니다.



거포는 패전 후 모두 해체되었지만, 지름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원형 포탑 콘크리트 좌대는 여전히 숲속에 흉터처럼 뚜렷이 남아 있었습니다.
역사의 상흔을 둘러보고 나니 어느덧 오전 11시. 새벽부터 바쁘게 움직인 탓에 밀려오는 허기를 달래기 위해 히타카츠항 번화가로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습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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